대학원 때가 문득 생각이 났다. 1분이라도 놓치지 않겠다는 다짐으로 하루의 계획을 세우고 주말을 포함한 한 주의 일정을 만들고 나서야 안심을 하고 프린트를 해서 책상 앞에 붙여 두었던 주간계획표.… 스스로 지키지도 못한 빼곡한 일상을 계획하고서야 안심을 하고 결국 딴 짓을 하고야 말았다. 계획이라는 게 그렇다. 아직 일어나지도 않을 미래를 위해 시간을 보낸다. 결국에는 그 루틴을 수용하지도 못하면서 다듬고 수정하기를 반복하고 이율배반적인 핑계를 합리화하며 그것을 번복하는 것만 같다. 직장의 일정한 사이클 속에 살면서 그 이외의 시간에 나를 위한 것들을 한참 나열한 적이 있다. 오래가지 못했다. 내일을 살기 위해서 남은 오늘을 힐링이라는 이름으로 널부러저 무모한 시간을 보냈고 월요일을 향하는 주말은 더 더..
언제부터인지 정확히는 알 수 없지만 감성을 잃고 있다고 느낀다. 시들어 가는 화분을 보면서 아무런 생각도 없이 그것을 들고 배란다로 향해 물을 주고 있는 행위가 그렇다. 흠뻑 물을 주면서 사고한다. 언제부터인지 방이 건조해진 건지, 겨울이라 더 그런 건지.... 이유를 마음으로 묻는다. 정말 언제를 마지막으로 했는 지 답을 알고 싶었던 자문이 아니다. 그냥 흐르는 생각을 하고 있을 뿐이다. 그럴 때면 정말 내가 아닌 것 처럼 느껴진다. 이성적으로 살아왔다고 여겼었다. 아니 정말 이성적으로 살아왔다. 결정은 감정이 아닌 이성으로 해야 공평하다고 믿기 때문이다. 하나 하나 사람들을 돌아보면 다들 저마다의 이유를 가지고 토론에 임하는 것 같지만, 사실 그 이유가 모두를 위한 주장이 아니다. 물론 그들은 사실에..
깊이 집중을 하고있는 것도 아닌데 멍~ 하고 정적이 찾아올 때가 있다. 가볍게 살짝 뜬 기분으로 주변의 소음을 스치다가 마주할 경우가 많다. 의도적으로 빠져나오기 힘든 느낌이다. 꿈을 꾸더라도 의식이 찾아온다. 흐릿흐릿한 주변 사물이 선명해지면서 목적없이 달리던 것을 멈추며 자신을 마주한다. 이건 꿈이라고 확신한다. 생각을 이어갈 수는 없지만 침착하게 사고하기 시작한다. 마찮가지지만 무의식을 빠져나올 수는 없다. 이런 가의식 상태에 들어가면 초능력(?) 같은 것이 생긴다. 평소에 내가 할 수 있는 이상의 것에 다가간다. 더 나아갈 지.. 이제 멈춰질지.. 또는 언제 멈춰질지 알 수가 없다. 제어도 안되는 그 찰나 속에 나는 침착하지만 좀처럼 흥분을 감출 수가 없다. 계속 그 곳에 있고 싶어진다.
단어들의 나열만 넘쳐나는 생각 속에서 연결고리를 찾지 못하고 있을 때가 있다. 흐르는 시간을 재촉하며 하나의 완성된 방향을 결정하는데 걸림돌이 되고 있다. 문득 옛생각의 나, 생각 흐름을 떠오릴 수 있는 고요한 적막이 찾아왔다. 어떻게 예전에 그렇게 쉽게 결정하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었던 것인 지 기억만으로는 명확하지 않다. 정말 쉽게 결정했던 것일까? 제대로 앞으로 나아간 현재에 있는 것일까? 아마도 결정이 쉽지 않았다는 결론이다. 그때는 한시적인 정보에 의지해 그에 맞는 결정을 했을 것이다. 지금은 충분한 정보가 있지만 그것을 연결할 당위성을 찾을 수 없어서 망설이고 있을 지도 모른다. 그때의 나와 현재의 내가 서있는 시간의 로케이션이 다른 것이 큰 차이 일지도 모른다. 앞으로 일어나지 않은 시간이 ..
한 치의 앞을 알 수 없는 길을 나아가며 그저 한 발을 내딛는 일은 충분히 비범한 행위일 지도 모른다. 그에게 위험을 감지할 수 있는 초능력이 있는 것도 아니고 그들 중에서 가장 용감한 것도, 호기심이 많다는 것만으로는 설명이 되질 않는다. 온통 신경을 곤두세우고 찰나의 위험을 감지한다. 오감을 끄집어네서.... 그는 자신을 보호하기 위한 건지 그들의 안전을 책임지고 있는 지도 모를 일이다. 뒤쫓는 무리들은 그에게 의존해 사방을 경계할 지도 모르고, 쓸대없는 잡답을 나눌 지도 모를 일이다. 태생에 성향을 가졌을 지도 모르지만 경험을 통해 특성을 습득했을 가능성이 높다. 자의든 타의든 그러한 환경에 노출될 수 있었던 여지가 많았을 것이다. 선택일 수 있었던 그 모든 것들은 막다른 길에 처한 본능 같은 것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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