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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을 빼고 혼을 날려버릴 듯한 하루하루를 살았다. 매마를 것 같은 바닥도 쉬지않고 스며드는 바람에 끝을 보여주진 못했으나 오염은 빠르게 진행되었다. 가지치기로는 역부족이었다. 정화가 필요한 시간이었다. 채우는 건 오래걸렸지만 비워지는데 걸리는 시간은 정말이지 한 순간이었다.
다들 괜찮아 보인다고 하던데 진심일까? 얼마만큼 괜찮지 않아야 하는 걸까? 뿌리가 말라 생명의 구실을 하지 못할 때가 아니면 안되는가 보다. 안괜찮다고 지치고 힘들다고 말해도 엷은 투정으로 보였더랬다. 그들은 그래야만 했을 지도 모른다. 문제가 아니기 때문이다. 자신에게 닥친 그런 것 말이다. 누군가가 있어야만 했을 지도 모른다. 난 그들이 말하는 누군가가 아니다. 나에게 만큼은 분명한 나이기에 있어야만하고 입에 올려지는 누군가가 되어서는 안된다고 생각했다. 기대는 끝을 알 수 없기에 충족되지 않는다. 실망은 기대한 자의 것이다. 어느 누구도 충족된 적이 없다. 나는 누군가의 실망이 되지도 실망도 하지 않을 것이다. 기댄자는 어깨를 빌려준 사람을 책망할 권리가 없는 것이다.
이제는 아프지 않아도 된다. 괜찮은 척 하지 않아도 된다. 실패했다고 말한다. 어떤 변명도 하지 않는다. 지금 만큼은 잘해야할 이유도 척해야할 대상도 없어 힘들지 않고 아프지 않다. 텅 비어버린 줄기에 양분을 채우고 적당한 물과 더불어 정성스럽게 빛에너지를 충전하는 중이다. 아직 뿌리가 썩은 건 아니기에 다시 시작할 수 있다. 또다시 같은 환경에 나를 팽개쳐 버릴 일 따위는 반복되지 않을 것이라고 다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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